Audio Stop 218
Auguste Renoir
Odalisque, 1870
West Building, Main Floor — Gallery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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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자:
어거스트 르누아르는 풍부한 색상과 빛을 내는 듯한 표현, 신중한 구도로 관람자의 감각을 사로잡는 솜씨가 놀랍습니다. 큐레이터 매리 모튼:
모튼:
이 그림에서 특출한 점 가운데 하나는 이 환상적인 직물의 질감을 전부 묘사해내는 데 얼마나 즐겁고 어떤 어려움에 부딪혔을까 하는 겁니다. 벨벳, 양단, 투명하고 하늘거리는 상의, 깃털, 금, 금속, 슬리퍼, 여자의 놀라운 표정과 함께 다리를 뻗은 모습, 발바닥의 휜 모양까지 모두 관람자를 사로잡습니다.
해설자:
이 그림은 우리가 하렘 안에 있다고 착각하게 만듭니다. 하렘은 당시 북아프리카 주택에 마련된 매우 은밀한 여자의 공간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곳은 르누아르 자신의 스튜디오입니다.
레일라 라라미:
이 그림의 모델이 사실 파리에 사는 여성이었다는 걸 알고도 전혀 놀라지 않았습니다. 제 이름은 레일라 라라미이고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소설가이자 수필가입니다.
여느 프랑스 남자와 마찬가지로 르누아르는 알제리 가정에 마련된 이 사적인 공간에 접근할 수 없었을 겁니다. 단, 분명한 것은 장벽을 침입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는 거죠. 그런데 내주다시피 하는 모습으로 그려진 것은 여자입니다.
매리 모튼:
그는 아마 북아프리카에서 오지도 않은, 멋진 의상을 빌렸을 겁니다. 그리고 장식품으로 스튜디오를 꾸몄을 겁니다.
레일라 라라미:
이 1870년대 그림을 보면서 그려진 시기의 맥락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시 프랑스는 알제리를 침공하여 그 나라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훨씬 현대화되고 계몽된 존재라고 여기고 싶지만, 오늘날에도 여자를 이런 눈으로 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환상 때문에 아랍 여인, 베르베르 여인, 모슬렘 여인은 여전히 이방인입니다.
매리 모튼:
그러면 식민지에 대한 고정관념 형성에 기여한 이런 그림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숨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와 역사에 비판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이런 객체를 이용해야 합니다.